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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2. 사용자의 길찾기에 대하여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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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3. 서울의 인스턴스 던전들 Instance Dungeons of Seoul, 강정석

위의 글은 미술계에서 일어나던 신생공간의 등장이라는 현상을 2015년에 강정석 작가가 게임의 인스턴스 던전 개념에 빗대어 분석을 시도한 내용을 담고 있다. 미술계의 플레이어로서 작가들이 처한 상황과 이들이 그 속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주제가 주를 이루지만, 길찾기 방식의 변화를 통해 어떤 방식의 공간 경험이 가능해졌는지에 대해서도 의미있는 분석을 하고 있어서 글을 링크해보았다.

아래의 내용은 모두 위의 글에서 발췌한 것이다.

관객 입장에서부터 이야기하자면, 가장 큰 변화는 지도 앱, 괜찮은 내장 카메라와 SNS의 타임라인으로부터 왔다. ... 예전엔 모니터 앞에 앉아 네오룩이나 개별 미술 공간의 웹페이지에서 일정을 확인하고, 주변 지인들에게 물어 그 중 우선순위를 정한 후, 네이버에 들어가 길 찾기 기능을 이용, 각 동선을 모두 노트에 적고 나서야 문을 나섰다(그래놓고도 어떤 땐 헤매곤 했다). 그런데 같은 과정을 주머니 속 스마트폰을 통해 ‘이동 중’에 할 수 있게 되었다. ... 지인들의 추천만큼이나 SNS 타임라인에 올라오는 전시장 사진, 짧은 코멘트에 영향을 받는­­다. 전시장에 도착하면, 풍경을 스마트폰에 내장된 카메라로 찍어 타임라인에 공유한다.

공간 운영자 입장에서도 큰 변화가 있었다. SNS의 타임라인을 통해 상대적으로 쉽게 효과적 홍보가 가능해졌다. 괜찮은 로고만 만들어두면, 엉뚱한 곳에서 일을 벌여도 된다. 언제든 원하는 시간에 필요한 만큼 홍보하고, 사용자들의 개별 타임라인에 친근하게 파고든다. 이에 드는 시간과 비용은 매우 적어졌다. 지도 앱의 그래픽을 통해 이동하는 걸 즐기게 된 사람들 덕에, 구석진 곳에도 관객들이 오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생공간’들은 활동하기 시작했다. 사실 대부분의 신생공간은 SNS와 지도 앱을 기반으로 한 공간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공간 사일삼’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영등포구 문래동에 있는 ‘공간 사일삼’은 수많은 철공소 사이 골목에 있는데, 문 앞에 도착하기 전까진 ‘미술 공간’이라는 어떠한 안내표시나 분위기도 없다. 아마 지도 앱이 없었더라면 삭막한 공장가를 헤매이다 거절당한 느낌으로 집으로 돌아갔을 것이다.

또, 공간들은 이제 SNS의 타임라인과 오프라인에 동시에 뒤엉켜 존재하기에, 실제 찾아오는 관객의 숫자가 적더라도 SNS의 타임라인에서는 얼마든지 흥할 수 있다. 뭔가 흥해 보이는 데에 수백 명이 필요하지 않다. 10명만 떠들어도 개별 타임라인에서는 흥미로운 사건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여기에 넘어가면 한 번쯤 찾아오게 되고, 인증샷을 공유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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